한국전 '추모의 벽' 철자 오류 수백개
한국 정부 등이 2400만 달러 이상의 예산을 지원해 최근 준공한 한국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에서 수백개의 오류가 발견돼 논란이다. 참전용사들의 노령화로 관련 단체들마저 잇따라 문을 닫고 있어 한국전 기념사업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한국전 전사자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한국전 프로젝트(KWP)’에 따르면 한국전 추모의 벽에 총 868개의 오·탈자 및 형식 오류 등이 발견됐다. 한국전 추모의 벽은 지난 27일 워싱턴DC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공개됐다. 이곳에는 미군 전사자(3만6634명), 한국군 카투사 전사자(7174명) 등 총 4만3808명의 이름이 각인돼있다. 그런데 오류로 지적된 것이 868개라면 약 2%에 해당하는 전사자 이름이 잘못 표기된 셈이다. KWP는 지난 1995년부터 웹사이트(www.koreanwar.org)를 통해 한국전 전사자 유가족으로부터 참전 용사 정보 수집 및 한국전 역사 연구를 담당하는 단체로 할 베이커, 테드 베어커 형제가 관리하고 있다. KWP의 할 베이커는 지역 매체 ‘텍사스 먼슬리(Texas Monthly)’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역시 한국전 참전용사의 아들로서 30년 가까이 유가족, 참전 용사들로부터 정보를 얻어 자료를 수정하고 있다”며 “이번에 공개된 추모의 벽의 오·탈자는 868개로 베트남 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에서 발견된 실수보다 8배나 더 많다”고 말했다. KWP가 공개한 오·탈자의 예를 살펴보면 ▶해군 십자훈장을 받은 ‘H.J Smith’를 ‘HOW J SMITH’로 표기 ▶명예훈장을 받은 ‘Ambrosio Guillen’의 성씨를 ‘GUILIEN’으로 표기 ▶해병대 중령 ‘Edward R Gagenah’ 이름 두줄 밑에 ‘Edward R. Hagenah’로 중복 및 잘못 표기 ▶‘Melvin E Sarkilahti’의 성씨를 ‘SARKILANTI’로 표기 등이다. 이와 관련, 텍사스 먼슬리는 ‘새로운 한국전 추모의 벽은 수백명의 미군 전사자를 잊어버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당국의 반응을 보면 한국전이 왜 ‘잊힌 전쟁(Forgotten War)’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KWP의 테드 베이커는 “지난 수년간 백악관, 국방부 장관, 부통령 등에게 전사자 정보 오류에 대해 수정을 요청했지만, 그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특히 추모의 벽을 관리하는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은 정확한 전사자 정보를 얻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참전용사 협회들은 계속해서 문을 닫고 있다. 한국전 발발 72주년을 넘어서며 참전용사들이 사망하거나 생존하더라도 90세 전후가 되면서 협회 운영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진호 전투를 다룬 '나를 이끌어준 아버지의 훈장' 등의 작품을 쓴 LA의 소설가 권소희 작가는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1년 전 미주리주에서 열린 ‘미 육군 제7사단 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 모임’에 다녀왔다는 그는 "그날 행사에 제7사단의 마지막 생존자 7명이 참석했는데 그게 공식적으로 마지막 모임이었다”며 “다들 연로해서 더는 모임을 갖기 어렵고 단체 운영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 지역 매체 ‘애디론댁 데일리 엔터프라이즈’도 글렌폴스 지역 한국전 참전용사협회가 회원들의 고령화로 해산을 결정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한국전 전사자 한국전쟁 전사자 한국전 전사자 한국전 참전용사